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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7. 06:16 - 알 수 없는 사용자

크리스마스 만찬 - 찹스테이크 와 스파게티

POST by 영


그동안 연말 연초라고 바쁘고 정신없다고 해야 좀 설득력이 있을까...

그냥 어쩌다보니 블로그에 포스팅 하는걸 미루고 미뤄왔다!

그래서 다시 집중을 하기 위해 요리 포스팅을...(집중과 무슨 상관!)



영셩 스타일 찹스테이크



영과 셩이 연인이 된 후 처음 맞은 크리스마스.

우리는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다만 일단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맘속으로 축하하며 둘이 함께 하는 첫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자 영은 셩을 위해 요리를 해주기로 맘먹었다.

혼자라면 이것 저것 내 맘대로 정체 모를 음식들을 해먹겠지만 그래도 소중한 내여자 먹일거란 생각에 할 줄 아는 요리 몇 없는 영은 아껴두었던 찹스테끼를 맛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에잇~ 맛 좀 봐라!


찹스테이크는 분위기를 내기 좋지만 요리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은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많은 남성분들!

여자친구와 부인을 위해 한 번 쯤 찹스테이크로 분위기를 잡고 점수 따보는건 어떻겠습니까!


일단 요리를 하기 위한 재료 준비를 해볼까?

마트를 가라~

마트 가면 다 있다!

그래서 난 셩과 함께 이마트를 방문하여 가장 중요한 재료인 소고기를 제일 처음 샀다.

소고기는 비싼걸 살 필요가 없다.

그냥 스테이크용 소고기 싼거를 사면 된다.

미국 소고기 먹어도 된다.

내가 산거는 어디꺼드라...

셩아 어디꺼였지?




으앙~

먹고싶어진다.


고기를 샀으면 야채를 사면 된다.

뭐 이것저것 복잡하게 살 필요는 없다.

마늘, 버섯, 양파, 파프리카

요 4가지만 있으면 된다.


그 다음 구매할 재료는 여러가지 양념등을 구매하면 된다.

소고기 밑간을 하기 위한 후추와 허브솔트.

찹스테이크 소스를 만들기 위한 스테이크 소스, 굴소스, 케찹, 올리고당(물엿 혹은 설탕), 핫소스.

그리고는 데코레이션을 위해 새우를 샀고, 사이드 메뉴를 위해 인스턴트 스파게티를 구매했다.


재료 정리 : 스테이크용 소고기, 마늘, 버섯, 양파, 파프리카, 후추, 허버솔트, 스테이크소스, 굴소스, 케찹, 올리고당(물엿 혹은 설탕) 핫소스, 새우, 인스턴트 스파게티


뭐 되게 많아 보인다.

근데 또 장바구니에 담아보면 별거 없다. 

그럼 본격 찹스테이크 요리를 시작해볼까?


요리의 기본이자 생명은 위생이다.

손을 씻어라.

깨끗하게 빡빡빡빡~ 허물이 벗겨지지 않게 조심해서 깨끗하게~

그리곤 재료를 주방에 쫘악 깔아놓는다.

재료들만 봐도 왠지 뿌듯하다.

내가 요리라니! 내가 찹스테이크라니!


일단 고기는 수컹수컹 먹기 좋은 크기고 잘라서 넓은 그릇에 담아놓는다.

찹스테이크를 위해 밑간을 하고 약간의 숙성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후추를 팍팍 뿌리고 허브솔트를 충분히 뿌려준다.

보이는가.

소고기에 눈이 내린다.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를 축복하듯 하얀 눈이 소고기 위에 내리고 있다.

이렇게 후추와 허브솔트를 뿌린 소고기를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조물조물 해준다.

조물조물 주물주물 쪼물딱 쭈물딱

그렇게 한 쪽에 소고기를 피신시킨다.



이제 찹스테이크의 또다른 주인공 야채를 손질해보자.

파프리카를 꺼내서 보고 있으니 색이 참 예쁘다.

어쩜 저리도 색이 고울 수가 있는지 ㅎㅅㅎ

흡사 우리 셩이의 마음씨에 맞먹을만큼 고와서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채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는게 우선인데 뭐 채썰기를 하거나 이쁘게 칼질을 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 요리가 끝나고 나면 전체적인 비주얼만 보이고 크기는 먹기 좋으면 끝.

하나하나 음각으로 썰었는지 양각으로 조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역시 소고기와 마찬가지로 파프리카와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송송송 잘라서 모아둔다.

마늘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이 얇게 3등분 정도로 잘라주면 되고 난 버섯을 작은걸 샀기에 그냥 세로로 반 잘라주는 식으로 준비했다.



일단, 고기의 숙성은 20~30분 쯤 해주면 된다.

숙성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것 같지만 후추랑 허브솔트 뿌리고 그냥 실온에 20~30분 정도 놔두면 된다.

슬슬 시간이 됐다 싶으면 속이 움푹 패인 프라이팬에 버터를 한 숟가락 푹 퍼서 올려준다.

물론 버터가 없다고 한다면 올리브오일, 식용유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손바닥 위에 내린 눈송이가 스르륵 녹아가듯 후라이팬에서 버터가 스르륵 녹아갈 때 쯤 마늘을 먼저 넣고 볶아준다.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셩이에게 맛난 요리를 먹여주겠다는 신념이 가득한 저 화려한 손놀림이 보이는가!

전에 갈비와 살을 분리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셩이를 향한 나의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듯 하다.



슥슥~ 슥슥~ 그까이꺼 대~충 휘휘 저으면서 살짝 익었다 싶었을 때 숙성시켰던 소고기를 멋지게 집어넣는다.

그냥 넣지 말고 꼭 멋지고 간지나게 집어넣는다.

지켜보는 여자친구가 뭔가 하고 있다는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그리고는 역시 휘휘 저으면서 익혀준다.

고기가 완전히 익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겉 부분의 절반 정도가 익은 고기의 모습으로 둔갑할 때 까지만 슬슬 볶아주면 된다.





지금까지 정말 간단하지 않나?

근데 남은 과정은 더 간단하다.

위 사진과 같은 상태에서 이제 야채를 넣고 소스를 넣고 고기를 완전히 익혀주면 끝.

그럼 남은 과정을 설명해보겠다.


아,

그 전에 일단 커피를 좀 타와야지.


호로록...

커피맛 좋다.


만약 채소까지 푹 익혀서 먹는걸 좋아한다면 남아있는 버섯, 양파, 파프리카를 한꺼번에 넣으면 되지만 난 찹스테이크를 먹을 때 개인적으로 채소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리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버섯을 먼저 넣고 어느정도 익히다가 양파와 파프리카를 좀 늦게 넣기로 했다.

일단,

버섯을 먼저 소고기와 소개팅을 시켜준다.

아주 뜨끈뜨끈한 후라이팬 속에서 격한 포옹을 하도록~



자, 소고기 겉의 절반 정도만 익혀진 상태에서 버섯을 넣은 후 소고기의 겉면이 완전히 익을 때 까지 또 볶아준다.

늘 그랬듯 휘~휘~

소고기의 겉모습이 익었을 때 비로소 양파와 파프리카를 투입하여 마무리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면 된다.

아, 이 때 찹스테이크 소스를 함께 넣어주면 된다.


그러고보니 찹스테이크 소스를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안남겼구나..

일단 위에 준비해 놓은 재료들의 양이 여러분들 눈에 어느정도 가늠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날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그릇에 스테이크소스를 4숟가락 넣는다.

그 다음은 굴소스를 1숟가락, 케찹을 2숟가락, 올리고당을 2숟가락 넣고 섞으면 된다.

만약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핫소스를 기호에 맞게 첨가하면 된다.


사진 없어도 워낙 쉽기 때문에 다들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못하면 바~보~ (후다닥!)





하하하

찹스테이크는 95% 완료다.

진짜 끝났다.

이제 소고기가 익을 때 까지 계속 볶아주면 된다.

소스가 소고기에 잘 베이고 채소에까지 잘 스며들도록 열심히 섞어주고 비벼주고 하면서 익히면 된다.

단, 소고기를 너무 익히면 질겨지기 때문에 굳이 푹 익힐 필요는 없고 소스를 넣은 후 고기에 소스가 베이게만 한다는 생각으로 익혀주면 되겠다.

감이 안잡히겠지만 뭐 소고기 구워먹을 때 어느정도를 익혔는지 그 감을 살리면 될 것 같은데.....흠, 일단 뭐 이렇게 하면 다 끝나게 된다.


찹스테이크.

진짜 쉽지 않나?

하는것도 별거 없는데 분위기 잡기 딱 좋은 요리 하나가 뚝딱 완성이 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찹스테이크는 열기가 식지 않도록 뚜껑을 잘 닫아서 한 쪽에 놓아둔다.


왜 그릇에 담지 않냐고?

그래도 나름 데코를 해주려고 새우를 샀으니 그걸 익혀야하지 않겠는가!



뭐 남당리 대하 축제 가서 소금구이 먹을거 아니면 그냥 후라이팬에 올려서 구워주면 되겠다.

마트 마감 시간 직전에 갔더니 많은 새우를 거의 반값에 팔길래 후다닥 집어왔다.

집에 와서 포장을 뜯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람.



맨들맨들한 후라이팬 위의 새우.

뭐 이미 죽어있는 새우였기에 측은지심은 들지 않았고 그저 맛있겠다는 생각만 가득가득~

그렇게 새우를 10마리나 익혔다.

그러고도 10마리가 더 남아서 냉동실로 직행~

남은 놈들은 라면 끓여 먹을 때 두마리씩 넣어줘야겠다.

무튼, 이렇게 익힌 새우 역시 접시에 담아 한쪽에 잘 보관해준다.


데코용 새우까지 익었는데 왜 또 보관하냐고?

같이 먹을 스파게티를 만들어야 하니까. 하하하...

스파게티는 내가 제대로 만들 자신이 없어서 인스턴트 스파게티로 간단히 요리하기로 했다.


일단 후라이팬에 역시 버터를 또 한 숟가락 푹 퍼서 녹여준다.

그런다음 면과 소스를 함께 후라이팬에 올려서 익혀주면 끄읏~

역시 소스가 준비된 인스턴트라 그런지 손도 별로 안가고 오랜시간이 걸리지도 않게 먹음직한 스파게티가 준비된다.



자, 모든 음식이 완성되었다.

이제 접시에 담아내기만 하면 된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면서 요리를 했다면 정말정말 수고가 많았다.

ㅎㅅㅎ

넓은 접시에 아까 만들어놓은 찹스테이크를 담아내고 그 주변을 새우로 둘러서 데코를 해준다.

그리고 스파게티 역시 접시에 잘 나눠 담아서 테이블에 올려주면 진짜 끝!




이 과정을 셩이도 함께 지켜봤다.

물론 소고기를 자르고, 채소를 손질하고, 소스를 만들고, 새우를 익히고, 스파게티를 만들고 뭔가 되게 바쁘고 복잡해 보였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다지 어렵거나 귀찮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은 아니었다.

단언컨데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 비해 엄청난 만족감을 선물해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준비된 요리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분위기를 위해 와인을 한 병 준비하여 세팅하면 끝.

셩이도 무척이나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고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꼭 요리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그 중 찹스테이크야말로 여자친구나 부인에게 점수를 따기에 좋은 요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처럼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간단한 술안주로도 더 없이 좋은 찹스테이크.

한 번 씩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랜만의 포스팅이라 정신 없고 어수선한 글이 되었지만 그래도 다들 알아볼 수 있을거라 믿는다...믿어요...믿습니다.....ㅠ

다음엔 열심히 글 쓸게요...ㅠ


그럼 오랜만의 포스팅 끄읏~~^^



오늘로 영이와 셩이는 D+211